봄120. 멍텅구리

유종열
조회수 15


봄120. 

멍텅구리


멍텅구리 

안 

되려고

따돌리고 

외면하고 

피하면서


욱박질러 

누르고 

잠재시킨


그 

멍텅구리 

불러내려면


"살아가는 

것이 

죽어가는 

것이요


죽어가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다 "

라고


주문을 

외우면


멍텅구리가

빙긋이 

웃으면서


어느 

사이에


두둥실 

떠오른다네.

 

죽음을 

싫어하고

삶만 

도모한답시고


길을 

잃고 

헤매다가


죽음과 

삶을 

초월한 

가운데


삶과 

죽음을 

굴리는


무한하고 

영원한 

제로에너지,

순수의식,


우주의 

주인이


바로 

멍텅구리


당신인 

꿈에도 

몰랐습니다.

 

멍텅구리는

삶과 

죽음을 

초월한지라


살 

걱정 

죽을 

걱정 

없으니


멍텅구리일 


살리고 

죽임에

전지전능한지라

힘 

안들이고

저절로


하염없이

자취없이

행하는 

줄 

알고

믿으니


우리가 

할 

일은

 

구경할 

밖에 

없습니다.

 

사는가?


구경하며 

놀기 

위해 

삽니다.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는


멍텅구리가

다 

알아서 

하니


멍텅구리가 

하는 


구경할 

일 

밖에 

없습니다.

 

이제서야


순천자(順天者)는 

(興)하고

역천자(逆天者)

(亡)한다는 

말이


실감이

갑니다.

 

멍텅구리 

부르니


수고하고 

짐진 

것을 

벗어


홀가분하기 

짝이 

없습니다.

 

몸과 

마음은


저절로 

살아가면서


저절로 

죽어가니


살 

걱정, 

죽을 

걱정,


없는 

가운데


눈과 

귀로 

세상구경하고


자기의 

몸과

마음을


저절로

부리고 

쓰는


멍텅구리가 

하는 

짓,


구경하는 

재미 

볼 

밖에 

없습니다.

 

나는

몸과 

마음이


내가 

아니고


몸과 

마음을 

만들어 

부리고 

쓰는


멍텅구리가


입니다.

 

내 

몸과 

마음은


멍텅구리가 

쓰는

도구일 

입니다.

 

지금까지

내 

몸을 

끌고 

다니던 

나란


진짜가 

아닌 


가짜의


헛똑똑이 

나였습니다.

 

이제

진짜의

나 

찾았으니


본심, 

천심, 


정신이 


만물의 

영장

되었습니다.

 

드디어


봄이 

나인


봄나라가 

섰습니다.

 

조상에게

(孝)를 

다해 

마쳤고


우주의 

적자(適者),


순천자(順天者)가  

되었습니다.